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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은 정말 무기력의 끝을 본 하루였다.
이렇게 하루가 멀다하고 좋은날 하루 무기력하고 쓸쓸한 날 이틀 삼일...
이렇게 지내다보니 하루 하루 살아가는게 왜 이렇게 버겁고 지칠까
정말 아무런 걱정 없이 하루 하루를 보냈던게 언제였던가...
늦은 나이에 군대에 입대했을때 그때 엄마가 했던 말이 지금도 기억난다.
그동안 너무 바쁘고 힘들게 살았으니까
이게 위로가 될 지 모르겠지만
군대에서 아무런 생각없이 좀 쉬다 온다고 생각해라.
그때는 그 말이 정말 이해가 되지 않고 오히려 싫었다.
자유가 없는 곳에서 나보다 나이 어린 선임들 눈치보기 바쁘고 그렇게 지내왔던 하루가
이제는 조금은 이해가 되고 다시 돌아가고 싶진 않지만
그래도 그때 했던 걱정들이 참 별게 아닌걸 새삼 깨닫게 되었다.
사회가 더더욱 지옥인걸 그때는 그렇게 잘 알지 못했던것 같다.
#2
최근에 누군가와 이야기 할 일이 있어서 잠시 나의 고등학교때 이야기를 했다.
그때 무엇이 가장 좋았던가 하는 질문(?) 인지 아니면 그냥 내 회상이었던지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보았다.
고등학교 2학년 1학기때가 내 학창시절을 통틀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비록 그때의 반 친구들과 현재까지 연락하는 친구들이 거의 없긴 하지만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학교에서 자율아닌 자율학습을 끝내고 밤 10시가 되어서 다 같이 교문 밖으로 나왔다.
내가 다닌 학교는 대학교 안에 있는 고등학교여서 그런지 교문을 나오면 언덕길을 쭉 내려와야 했다.
내려오면 방향이 같고 다른 친구들끼리 나뉘어져서 인사를 하고
내가 살던 동네와 같은 방향인 친구들 대략 10명 남짓으로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다같이 모여서 일자로 쭉 뻗은 주택가가 있는 길을 걸어가면서 그날 그날 있었던 이야기 그리고 실없는 농담
별것도 아닌데 빵 빵 터지던 웃음들.
생각만으로도 행복하고 그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면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때 왜 나는 잘 하지도 못했던 공부를 하겠다고 그때 그 상황에 그때 그 친구들에게 더 충실하지 못했을까.
시간이 한참 지난 지금 그때의 반에 반만이라도 근심과 걱정이 없는 하루를 보냈으면 좋겠다.
#3
감정을 다스리기 위해 이런 저런 연습이 더 필요하다.
그 누구도 모르게 하고 싶은데 내가 가까운 사람일수록
나를 헤아려주지 못하면 그게 어떤식으로든 표출이 되는게 제일 문제다.
애초부터 사람에게 기대를 하면 안되는데 사람이 참 간사한게
"내가 너를 아끼는 만큼 너도 나를 아껴줬으면 좋겠다."
라는 마인드를 버리질 못하나보다.
한동안 정말 다 내려놓고 살았었는데, 요즘들어서 쓸데 없는 기대를 다시 하고있는걸 보니
나는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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