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Diary

2022 11 25

Gooniri 2022. 11. 26. 03:27

#1

 

똑같은 하루가 시작됐다.

 

그래도 다른날과는 조금 다르게 간만에 잠을 조금 자고 나갔다.

 

출근했을때 컨디션은 괜찮았다.

 

요즘 내가 일하는 학원이 이사 준비로 많이 바빴고 분위기도 많이 어수선하다.

 

나는 남들이 싸우던 말던 크게 관여하는 편이 아니고 그냥 뒤에서 방관하는 편인데

 

요즘에 학원에서 여러 갈등을 보면서 마음이 또한 편치 못하다.

 

퇴근길에 데스크 실장님과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고 내려왔는데 

 

표정이 굉장히 어두워 보여서 평소에 말 제대로 한번 섞어보지도 않았던 내가 

 

처음으로 "힘내세요." 라고 말을 걸고 싶어졌지만, 너무 짧은 찰나의 순간 금방 엘리베이터를 내려야 하셨기 때문에

 

차마 입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주말이기 때문에 출근을 안하시겠지만, 왠지 느낌상 이번이 마지막일것 같은 예감이 들어서인가... 

 

다음주에 나오시게된다면 밝게 인사 건네드리고 싶다.

 

#2

 

요즘엔 하루에 적어도 두끼는 먹으려고 노력중이다.

 

평소에 워낙 밥먹을 시간이 부족하기도 하고...( 사실 낸다면 충분히 낼 수 있는 시간이지만 게으르고 귀찮아서이다.)

 

개인적으로는 혼자 밥을 먹게 된다면 대화도 없고 누군가를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이 없기 때문에 

 

그냥 빠르게 밥을 먹어서 허기를 없애버리자는 생각 하나만으로 급하게 입에다 쑤셔놓고 나오기 일쑤였다.

 

그래서 항상 식당을 혼자 가게 되면 식사가 나오고 5분 이내 다 먹어치우고 계산을 했다. 

 

하지만 너무 뜨거운 음식이 나오면 그렇게는 못한다. 그래서 혼자 밥을 먹으러 가면 뜨거운 음식을 시키지 않는다. 

 

전에 일하던 학원 근처에는 맛집이 참 많았는데 그곳에서 내가 오래 일 했기 때문에 근처에 어떤 음식점이 괜찮은지

 

빠삭하게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혼자 나가서 식사를 할 때마다 금새 먹어치우고 나왔기때문에

 

한번은 중국집에서 볶음밥을 시키고 볶음밥이 나오자마자 급하게 다 때려박고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사장님께서 식사를 내어 주시고 쟁반을 주방에 갖다놓으시고 물한잔 마시고 오니 계산하러 앞에 기다리고 있더라.

 

이렇게 말씀을 하셨다. 

 

그때는 그냥 웃으면서 나왔지만, 생각해보니 조금은 씁쓸했다. 

 

식사도 어떻게 보면 즐거운 일이 되어야 하는데 나에게는 그저 생존을 위한 수단 정도인것 같아서, 

 

누군가에게는 이게 큰 즐거움일 텐데

 

나는 그 작은 즐거움 조차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살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때부터 왠만하면 그냥 혼자 식사를 해야 할 것 같으면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으로 때우거나

 

굶거나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전 갑자기 목이 너무 아파서 전날 먹은 술이 문제였나 싶었는데,

 

병원에 가니 "식사를 많이 안하시나요? " 라는 질문에 "네. 하루에 한끼 정도 먹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식사 좀 규칙적으로 하려고 해보세요 위산이 역류해서 목에 상처가 났습니다." 

 

이렇게 말씀하셨다.  개인적으로 살빠져서 나름대로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몸을 갉아먹고 있었나보다. 그래서 요즘엔 억지로 먹기 위해 학원 근처에서 식사를 한다.

 

일부러 천천히 먹기위해 잘 보지도 않는 티비를 억지로 보면서 식사를 한다.

 

가끔은 같이 식사를 해줄 동반자가 있어서 그 친구와 이야기를 하면서 먹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지 저녁이 조금은 든든하기도 하고, 또한 조금은 이렇게 재미없고 무기력한 일상 속에

 

약간의 활력을 얻게된다.

 

그 친구가 보지 않을 이 블로그에 조금이나마 고맙다고 말을 하고 싶다.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2 11 28  (1) 2022.11.29
2022 11 26  (1) 2022.11.27
2022 11 23  (2) 2022.11.24
2022 11 22  (2) 2022.11.23
2022 11 18  (2) 2022.11.19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